카테고리 없음

자화상(自畵像)

어코디언 2023. 2. 12. 17:08
반응형

자화상(自畵像)

 

자화상을 그린 화가로는 고호, 피카소, 렘브란트, 뭉크 등이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윤두서, 김홍도가 있습니다

자화상을 쓴 시인으로는 윤동주, 서정주, 유안진이 있습니다.

그림으로나 시로나 자화상을 만나면, 밝은 면보다 어두운 면이 돋보입니다

자화상이라는 자체가 무거운 주제입니다

여기에서 제가 소개할 시는 서정주의 자화상입니다

지은이가 살아온 삶의 과정을 대담한 언어 구사를 통하여 표현함으로써

생명에 대한 강렬함을 노래한 작가의 초기 작품이라고 합니다

 

★ 서정주시인의 시는 시자체로는 사랑받지만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낭송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합니다.

그의 친일 행적과 창씨개명이 시(詩)에까지 족쇄를 채운 것입니다

"애비는 종이었다"라고 시작되는 충격적인 서두(序頭)가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서주부(序奏部)를 연상하게 합니다

 

자화상 (서정주)

 

애비는 종이 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 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 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

 

갑오년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 하는 외할아버지의

숱 많은 머리털과 그 커다란 눈이 나는 닮았다 한다.

 

스물 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 가도 부끄럽기만 하드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지 않으련다

 

찬란히 티워 오는 어느 아침에도

이마 위에 얹힌 시(詩)의 이슬에는

몇 방울의 피가 언제나 섞여 있어

볕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늘어뜨린

병든 수캐처럼 헐떡거리며 나는 왔다

 

★지은이는 아버지의 신분이 미천했음을 고백합니다

실제로 서정주의 아버지는 마름이었다고 합니다.

마름은 지주를 대리하여 소작권을 관리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세상 살아가는 것이 만만하지 않습니다

사회에서나, 교회에서나 인간관계가 참 어렵습니다.

습작 노트에서 이런 시를 찾아냅니다.

 

위대한 용서 (박도진 시인)

 

복수

통쾌하다

그러니 뒤돌아 서면 씁쓸하고,

허전한 마음만 남는 것

 

용서

누구나 쉽게 할 것 같은가?

평생 마음의 앙금을 치우지 못하고

사는 것이 인생

 

십자가 위에서 처형당하신 주님!

"아버지 저들의 죄를 용서하소서"

 

그 위대한 용서

승리의 깃발이었으니

그 용서가 세상을 바꾸었다

 

용서하고 사랑하는 그 마음에

천사가 살고 있다는 것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