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송한 시는 운명이 된다
암송한 시는 운명이 된다
제가 스마트폰 교육을 받는데 새로 오신 분이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저보다 3년 앞서, 같은 문학지에서 시인으로 등단하신 분이셨습니다.
이분을 교육장으로 모셔온 분은, 신문사 편집국장을 하신 분이었습니다.
편집국장은 명문대 출신답게 자신의 책도 발간하시고
티스토리에 글을 연재 하시는데 정말로 좋은 글들이 많습니다.
★수업시간 중 쉬는 시간에 이런 말이 들렸습니다
"암송한 시는 운명이 된다"
저는 이 말에 쇼크를 받았고 누구의 말인지 물어보았습니다.
신형철 문학 평론가(조선대 교수)의 말이었습니다.
편집국장님도 "암송한 시는 운명이 된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신 것이 있었습니다.
그분의 글을 읽어 보고, 제 주위에 이런 분이 있다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분이 그의 글에서 소개 한 한강 작가의 서시를 적어봅니다.
서시 (한강 시인)
어느 날 운명이 찾아와
나에게 말을 붙이고
내가 네 운명이란다. 그동안
내가 마음에 들었니,라고 묻는다면
나는 조용히 그를 끌어안고
오래 있을 거야
눈물을 흘리게 될지, 마음이
한없이 고요해져 이제는
아무것도 더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게 될지는
잘 모르겠어
당신, 가끔 당신을 느낀 적이 있었어,
라고 말하게 될까.
당신을 느끼지 못할 때에도
당신과 언제나 함께였다는 것을 알겠어,
라고
아니, 말은 필요하지 않을 거야.
당신은
내가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알고 있을 테니까. 내가 무엇을 사랑하고
무엇을 후회했는지
무엇을 돌이켜려 헛되이 애쓰고
끝없이 집착했는지
매달리며
눈먼 걸인처럼 어루만지며
때로는
당신을 등지려고 했는지
그러니까
당신이 어느 날 찾아와
마침내 얼굴을 보여 줄 때
그 윤곽의 사이사이,
움푹 파인 눈두덩과 콧날의 능선을 따라
어리고
지워진 그늘과 빛을
오래 바라볼 거야
떨리는 두 손을 얹을 거야.
거기,
당신의 뺨에,
얼룩진.
★크리스천들은 예배시마다 주기도문을 암송합니다
주님이 가르쳐 주신 그 기도문
그 기도가 우리의 운명이 되기를 바라며.
주기도문 ( 박도진 시인)
주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
이보다 완벽한 기도문은 없다는데.
매일 아침마다
병상에 누운 어머님과 함께
주기도문을 암송한다.
어머님이
정신줄을 놓을까 봐 두렵고
마지막 순간까지
주님을 붙드시기를 바라며.
아들은
어머니의 훌쩍 줄어든 몸을 껴안으며
함께 주기도문을 암송한다.
솟구치는 눈물
그 눈물을 참아야 한다
대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주님!
어머니를 통해 영광 받아 주시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