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받이
시를 쓰게 된 동기(Motive)를 시의 “씨받이”로 부릅니다.
저는 토요일 오후마다 서석문학에서 주관하는 시강습을 받고 있습니다.
그 무더운 여름날에도 가방을 메고, 노트북을 들고 가는 것은
저의 시를 시답게 다듬고,훌륭한 작품으로 만들기 위함입니다
토요일 강습회마다 제출하는 시는,
숙제라서 부담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자신의 시적역량을 강화시키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시의 주제는 주어질 때도 있고,
주제가 정해지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함께 수업을 받는 분들의 “씨받이”를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그 해 여름 돌산도”의 시를 쓰신 분은 이정상 시인이십니다.
50여 년 전.
파도 속에 밀려오는 야광충의 불빛이 “오로라”처럼 보인
그 경험담을 시로 썼습니다
“보고픈 내 님” 의 시를 쓰신 서승례 시인은
저를 시인으로 추천해 주신 분입니다.
친절한 성품인지라 누구에게도 친절을 보입니다.
그 친절이 시를 한편 얻게 만듭니다
사별한 남편의 이야기를 들려주던 어느 할머니.
그녀의 이야기를 시로 가져왔습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절절한 시로 만들어 내는 능력이
시인에게는 필요합니다
저의 시 “스스로 깊어만 가는 강”은
2024년 서석문학 여름호에 실렸습니다.
이 시는 소설을 읽다가 작가의 글이 너무 좋아 시로 써 본 것입니다.
어느 주제를 가지고 시를 억지로 쓰려고 해도 써지지 않습니다.
모티브(시의 씨받이)가 약해서 그럴 것입니다.
우리 주위를 돌아보면
“나를 시로 써 달라고 애원하는 모티브”를 우연히 만날 것입니다.
그때를 놓치지 마십시오. 훌륭한 시가 탄생하는 순간입니다.
함께 공부하는 시인님이
“그대 사랑 내게로 오면”을 발표하셨는데
십 대의 소녀 감정이 그대로 묻어 있습니다
그대 사랑 내게로 오면 (이강요 시인)
그대 사랑 내게로 오면
해맑은 그 영혼 속으로 물들고 싶어
그대 뜨거운 사랑을 행복하게 노래하고 싶어
붉게 물든 저녁노을로 그대 맘에 물들고 싶어
그대가 내게 다가올 때마다
행복으로 가득 찬 불꽃으로 타오르고 싶어
그대가 내게 주신
사랑과 행복 가득 담은
아름다운 장미꽃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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