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작시 (263) 썸네일형 리스트형 능소화 능소화 (박도진 시인)능소화는 아무에게나 얼굴을 내보이지 않는다 약속이라도 있는양 저 높은 담장을 넘어 고운 모습을 보여도 우리 마음이 바다처럼 출렁이지 않으면 들어올 수 없으니 능소화는 아무에게나 여름의 빛을 내어주지 않는다 주황색 열정을 꼬옥 품에 안고서 저 봄의 언덕을 숨가프게 넘어 기다리고 있어도 우리 걸음이 산노루처럼 뛰지못하면 잡을 수 없으니 모두들 더위에 지쳐 꽃잎을 닫을 때 하늘을 향해 치솟으며 기도하는 덩굴손 그 그늘 밑에서 슴죽이며. 바라보는 눈망울에 세월의 흔적만 겹겹이 쌓여 있네 능소화 (Trumpet Creeper) - 시 분석 및 미화시 '능소화'는 능소화의 신비롭고 도도한 아름다움을 인상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단순히 꽃을 묘사하는 것을 넘.. 걸괘 시화전 걸괘 시화전(박도진 시인) 블로그에서 유튜브로다시 쇼츠로,짧고 빠르게 흐르는 시대시는 이제 10줄 이내의 숨결로 살아난다걸괘 위에서 나부끼기 위해 꽃 피는 계절,호수가를 시화 걸괘로 수놓고지역 문화 행사때면 약방의 감초처럼 다시 선다 예전의 적십자병원5.18 민주화운동시에 피흘린 자리조그마한 2층 건물이 폐허로 남았지만국가유산이다그 시절과 지금을 잇는 다리로 남아있다 이 외진 곳에도 걸괘 시화들이 줄지어 선다그날의 참혹함이 잊히지 않도록 ▲시의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 세 가지 테마로 정리해 봤어요. ■ 변화하는 시대, 짧아지는 시이 시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시의 형태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블로그, 유튜브, 그리고 쇼츠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시 또한 10줄 이내의 짧은 '숨결'.. 시의 가시 시의 가시 (박도진 시인) 진한 슬픔은 홀로 오지 않는다언제나 물귀신처럼 하나를 덧붙이지 비올 때 벼락만 치는 것을 본 적이 있나요 천둥의 큰 울음이 비를 몰고오지 시인은 그 울음에 붙들려 시의 가시에 찔리면서도 슬픔마저 아름답게 꾸미려 먼저 그의 가슴에 붉은 멍이 들었다지 두려움과 아픔이 겹쳐오는 이들에게 시인의 시는 깊은 위로가 되어 그들이 약속의 땅을 밟을 때 함께 슬픔을 오롯이 이겨낸 거지 돌이켜보면 세상의 모든 이들이 가슴에 남모를 아픔을 지니기에 시의 가시를 짊어진 작은 시인들입니다 ▲시 시의 가시> 논평 제공해주신 시 시의 가시>는 슬픔과 아픔, 그리고 시인의 역할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비유와 상징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시인의 고뇌와 그를 통해 독자가 얻.. 4관왕 4관왕 (박도진 시인)시와 시조 거기에 수필 더 나아가. 소설까지 쓰신다 20대의 대담함이 있어서 40대의 원숙미가넘쳐서 60대의 노련미가 남아서 아니지 90대 중순의 나이에 성취한 것이지 볼품없는 작품이겠지 천만의 말씀 모두가 문예지의 최우수작이다 이분이 특별히 만나자 하시네점심식사를 하면서 만남에 앞서 두려움이 덮쳐오네 죽음과 입맞춤 하기 전까지 도전적인 사람 앞에서 나도 이제 저 산을 올라가야지 다시 외국어 공부를 하면서 저 분 나이까지 실려면 앞으로 20년 그동안 멍청이로 살수는 없지 ▲이 시는 한 개인이 문학적 성취를 이루는 과정과 그로 인해 느끼는 감정,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다짐하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시어 및 표현 분석 * "4관왕": 시, 시조, 수.. 엄지족 픽사베이 제공 엄지족(박도진 시인) 엄지 손가락은 슬펐다지칼과 붓, 젓가락을 쥘 때처럼무엇이든 휘두르고,들어올리는 큰일을 도맡아 왔는데 이젠 화면이나 밀어 올리는 일이라니체면이 땅바닥으로 굴러떨어졌지새끼 손가락도 할 수 있는 일을 내가 하고 있다니 말이지 하지만 엄지야, 세상은 파도처럼 변한단다스마트폰 화면을 바꾸는 일 하나로바쁠 때도 한가할 때도온 지구인이 너만 바라보고 있어창조 이후 지금처럼 바쁜 적이 있었던가 만원 버스안에서서서 손잡이를 잡고 흔들리면서도너만 의지해 기나긴 출퇴근 시간을 버티지그래,지금이야말로 엄지족 전성시대인거야 엄지야, 자신감을 가져야지하찮은 일에도 쓰임 받는건 감사할 일이란다“엄지척” 하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것그게 바로 파도타기 인생이란다 ▲ 시 '엄지족' 논평 이 시는 스마트.. 철쭉 철쭉(박도진 시인) 지나왔던 옛길이 성장판이 멈춘 길로 남았네 그 초라함을 탓하지 않고 당당히 꽃피우는데 무슨 조건이 필요하랴 무심한 빌자국 소리에도 아랑곳하지않고 오직 한길로만. 달려온 당신 때 이른 빗소리에도 놀라지않고 가슴 쓰담으며 제철을 기다렸던 당신 그 기다림의 끝에 서서 산자락이 붉어지기 전 먼저 울먹이며 피어낸 그 정열앞에 고개숙인 옛사랑을 기억이나 하는지 세월이 흘러도 향기를 지우지 않아 그리운 얼굴이 꽃속에 숨어있네 ▲시 "철쭉" 논평 이 시 "철쭉"은 철쭉의 개화를 통해 회복력, 변치 않는 헌신, 그리고 지속되는 사랑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개인적인 회고와 자연에 대한 관찰을 능숙하게 엮어 애틋하고 성찰적인 작품을 만들어냈습니다. 첫 연은 즉시 수용과.. 구즈마니아 구즈마니아(박도진 시인) 구즈마니아탐스런 잎새를 꽃인 듯 펼쳐벌과 나비를 부르는 그대여유혹은 언제나 아름답고 달콤하지 한 번쯤은 그 깊은 빛에 빠지고 싶어 모두들 불나방 되어 날아들지 구즈마니아 잎을 노랑,빨강 연두빛으로 물들이며 자신을 태워 피워낸 그대여 잎새 깊숙이 감춘 꽃이일생에 단 한번 피어나는 절정에 오르도록그토록 짙은 유혹의 옷을 입었지 구즈마니아 꽃이 아니어도. 빛나는 잎으로 살아갈 수 있음을 보여준 그대여 그 찬란한 유혹에 흔들리지 않을 마음이 어디에 있으랴 ▲구즈마니아 시 논평 이 시는 '구즈마니아'라는 식물의 독특한 아름다움과그 속에 담긴 삶의 지혜를 섬세하게 포착하고 있습니다. 구즈마니아의 가장 큰 특징인 화려한 잎(포엽)을 꽃으로 착각하게 하는 매력을 중심으로 시적 상상력.. 골초와 아이 엄마 픽사베이 제공 골초와 아이 엄마 (박도진 시인) 그는 뼛속까지 담배 냄새가 밴 사람이었다. 담배의 그림자 속에 묻힌 사람, 불안과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연기를 피워 올렸다. 그에게 흡연은 삶의 일부였다. 옷깃에도, 머리카락과 피부에도 스며든 냄새. 그가 지나간 자리마다 따라오는 골초의 냄새. 그는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자기 자신이 사라질까 두려워 흔들거리는 연기를 붙잡는 것이다 담배 연기 한 줄기, 스멀스멀 벽을 넘어온다. 흡연 금지 안내방송도 아랑곳없다. 노인의 체취보다 더 매캐한 냄새, 기분 나쁘게 달라붙는 끈적한 냄새. 그 찌든 냄새에 엄마인 나도 숨이 막히는데, 내 아이에게는 가슴을 조여오는 괴물이다. 온몸을 얼어붙게 만드는 그 연기가 지금 우리 가족을 노린다. 아파트 승강기 벽에 원망 섞.. 이전 1 2 3 4 ··· 3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