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일자리 사업에서 저는 도서관 사서일을 맡고 있습니다.
도서관에는 구청의 지원을 받아 독서토론회를 매달 열고 있습니다.
지원은 도서로 기증 받는데 보고 싶은 책을 신청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 책중의 하나가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이었습니다
노인들의 세상을 유쾌하게 담은 글들의 모음이 책이 된 것입니다
<실버 센류 모음집>입니다.
여기서 먼저 센류(川柳)의 이미를 알아보겠습니다.
‘센류’는 일본의 5.7.5 음절로 이루어진 짧은 시형식입니다.
하이쿠가 자연과 계절의 섬세한 정취를 담는 시라면,
센류는 사람,삶, 사회를 풍자하거나 따뜻하게 들여다 보는 시입니다.
형식은 하이쿠처럼 5.7.5구조를 따릅니다
특징은 계절어(季節語)를 꼭 넣지 않아도 되며, 감정을 위트있게 비추는데 중점을 둡니다.
나이드신 분들의 삶과 감정을 짧은 시 속에 위트와 따스함으로 담아낸 것이
‘실버 센류의 빛’입니다
부정맥(不整脈)이란 심장의 박동이 정상적인 리듬에서
벗어난 상태를 말합니다
사랑을 할 때 심장의 박동이 너무 빠르게 뛰듯
노년에 심장의 박동이 빠르면 사랑이 아니라 부정맥이겠지요
토론회 때 나온 글들을 소개 해봅니다
“강아지에게 주는 사랑, 나에게도 주라”
“안약을 넣는데 나도 모르게 입을 벌린다”
“우리 마누라, 한 때는 요정, 지금은 요괴”
“눈에는 모기, 귀에는 매미를 기르고 있다”
“아내는 여행, 나는 입원, 개는 호텔”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이것, 저것,그것으로 부른다”
“손자, 증손자 이름 헷갈려 전부 부른다”
“자명종 울리려면 멀었나 일어나서 기다린다”
“만보기 숫자 절반이 물건 찾기”
이런 글들의 모음이 우리에게 공감을 주는 것은
늙어간다는 것을 자연 현상으로 받아 들이는 마음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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