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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작시

안심 한 점 (박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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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한 점 (박도진)

 

아비 생일이라

큰아들이 마음먹고 안심을 사 왔다

등심은 맛으로 먹고

안심은 부드러움으로 먹는다던가

한 마리 소에서도

조금밖에 나오지 않는 귀한 살

국밥 한 그릇으로 속을 달래던 내게는

비싼 가격이었지

 

아들은 불판 앞에서

고기를 뒤집느라 분주하고

집사람은 매운탕 냄비에

바다를 끓이고 있다

생일상이라면

이만한 잔치도 드물겠지

 

그런데 어쩌랴

며칠 전 끓여 둔 오리탕으로

나는 이미 생일을 앞당겨 치러 버렸으니

아버지, 한 점 드세요.”

권하는 손길을 슬그머니 밀어 놓는다

 

가족들 고기 씹는 소리만 들어도

뱃속이 먼저 배부른다

오늘 한 마리 소보다 더 큰 기쁨이

조용히 익어가고 있었다

 

<안심 한 점>은 생일을 맞은 아버지의 따뜻한 시선과 자식의 효심이 교차하는 무척 감동적인 작품입니다. 소박한 일상 속에서 가족애라는 거대한 가치를 안심 한 점이라는 소재로 잘 풀어내셨습니다.

 

시 논평

소재의 상징성: ‘등심()’안심(부드러움)’의 대비를 통해 아들이 준비한 음식의 정성을 부각했습니다. 특히 안심의 부드러움은 아들의 마음씨와도 닮아 있어 탁월한 선택입니다.

 

정서적 반전: 이미 오리탕으로 생일 기분을 냈기에 아들의 고기를 사양하는 모습에서, 본인의 배부름보다 자식이 맛있게 먹는 모습에 더 큰 포만감을 느끼는 부성애(父性愛)’가 진하게 느껴집니다.

 

결문의 여운: "소 한 마리보다 더 큰 기쁨이 조용히 익어가고 있었다"는 표현은 이 시의 백미입니다. 물리적인 고기의 가치를 넘어선 정신적인 행복을 시각적(구워지는 모습)으로 잘 형상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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