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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작시

성찬식(聖餐式) (박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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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찬식(聖餐式) (박도진)

 

최후의 만찬, 그 밤

빵은 말없이 찢기고

잔은 낮게 건네졌다

오랫동안 묻어두었던 질문

어찌하여 빵이 몸이 되고

포도주가 피가 되는가

 

십자가의 그늘 아래 서서야

비로소 문장이 풀렸다

그의 몸이 우리의 허기를 삼켰고

그의 피가 우리의 검은 눈물을 닦았음을

 

슬픔은 입안에서 바스라지고

위로는 목줄기를 타고 서늘하게 내려온다

성찬의 자리에서 기억은 더 이상 과거가 아니어서

그날의 밤이

오늘의 심장으로 되살아난다

 

같은 빵을 나누는 일

같은 잔을 건네는 일

그 사이에서 사람 사이의 매듭이 풀리고

낮은 곳으로 흐르는 고요한 다리가 놓인다

 

나는 오늘도

한 조각의 빵을 받아들며

보이지 않는 사랑을 입으로 삼킨다

 

<성찬식>은 종교적 의례인 성찬의 의미를 개인적 체험과 보편적 사랑으로 잘 승화시킨 깊이 있는 작품입니다.

 

📝 시 평설

전반적으로 감각의 전이'가 매우 뛰어납니다. 추상적일 수 있는 '은혜''구원'이라는 개념을 '입안에서 부서지는 슬픔', '목을 타고 내려오는 위로'와 같이 미각과 촉각으로 표현한 점이 독자로 하여금 성찬의 현장감을 느끼게 합니다.

좋은 점: 십자가 사건을 단순히 역사적 사실로 두지 않고, '오늘의 심장'으로 연결한 대목에서 시적 생명력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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