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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박도진)
아침의 길은 늘 바쁘다
아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저마다의 시간을 등에 지고
넓은 도로를 가득 채운 자동차들마저
뒤질세라 서로를 밀어 올린다
가슴마다 하나씩의 꿈을 얹은 채
사람들은 쫓기듯 앞으로 쏠린다
그때
나무들은 제철을 지키고 서 있고
꽃들은 소리 없이 향기를 건넨다
괜스레
우리만 바쁜 얼굴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활기 속에 스민 얇은 피로
바쁨 속에 접힌 무표정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겨누는
보이지 않는 계산들
세상은 그렇게
둥글게, 쉼 없이 돌아가는데
이팝나무 꽃
하얗게 쏟아지는 아침 아래서
나는 문득
서둘러야 할 이유를 잃는다
시 <아침 출근길>은 현대인의 숙명과도 같은 '속도'와 자연의 '정지(혹은 본연의 리듬)'를 대비시켜 깊은 울림을 줍니다.
1. 시 논평 (Commentary)
대비의 미학: 쫓기듯 살아가는 사람들의 '선형적인 속도'와 제 자리를 지키는 나무·꽃의 '순환적인 리듬'이 선명하게 대비됩니다. 특히 이팝나무 꽃을 통해 시상이 반전되는 지점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공감의 깊이: '시간을 등에 지고', '바쁨 속에 접힌 무표정' 같은 표현은 출근길의 무게감을 구체적으로 잘 잡아냈습니다.
성찰적 태도: 단순히 바쁜 일상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 앞에서 스스로의 속도를 되묻는 마지막 구절이 여운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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