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빛 (손형섭)
어둠이 내리면
하늘엔 별들이 피어나고
내 마음엔
못다 한 그리움이 피어납니다
가까이 가려 하면
멀리 달아나고
손 내밀어 잡으려 하면
어느새 눈물로 번지는 이름
세월이 흐르면
잊혀질까 생각했지만
별빛이 깊어질수록
그대 목소리 더욱 선명해집니다
오늘 밤
잠 못 드는 창가에 앉아
내리는 별빛을 마시며
허공에 그대 얼굴 그려봅니다
떠나간 것은
모두가 별이 되는지
밤마다 쏟아지는 별빛 속에
그대 향기 가득합니다
💡 시평 및 감상
이 시는 소중한 존재를 떠나보낸 뒤 느끼는 '그리움'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대조적 이미지: 어두운 밤과 밝게 빛나는 별빛을 대조시켜, 고독함 속에서도 지워지지 않는 상대에 대한 기억을 강조합니다.
서정적 표현: '별빛을 마신다'거나 '허공에 얼굴을 그린다'는 표현을 통해, 슬픔을 단순히 비극적으로만 그리지 않고 한 편의 수채화처럼 아름답게 승화시킨 것이 특징입니다.
잠시 눈을 감고 밤하늘을 떠올리며 읽어보시면 그 여운이 더 깊게 느껴지실 거예요.
▶손형섭 시인은 경제학 박사이자 교수로서 평생을 학문에 헌신하다가, 은퇴 후 70대의 나이에 시인으로 등단한 독특하고 열정적인 이력을 가진 분입니다.
그의 삶은 '학자로서의 정점'과 '예술가로서의 새로운 시작'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자세한 약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학문적 배경 및 경력
출생: 1942년 전남 화순 출생.
학력: 광주상고를 거쳐 전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교수 활동: 국립목포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사회대학장, 경영행정대학원장, 대학원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습니다. 또한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와 영국 캠브리지 대학교에서 초청교수로 활동한 권위 있는 경제학자였습니다.
2. 문단 등단과 문학 활동
늦깎이 데뷔: 2010년 정년퇴임 후, 고(故) 문병란 시인의 서은문학연구소에서 시 창작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공식 등단: 2017년(당시 75세)에 잡지 《문학예술》을 통해 시와 수필 두 부문에서 동시에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정식 데뷔했습니다.
시조 등단: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23년(82세)에는 《월간문학》 시조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시조 시인으로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3. 주요 저서
시집: 《별빛》(2018), 《파도》(2019), 《만추》(2021), 《겨울 나그네》(2022) 등.
수필집: 《삶의 흔적》, 《추억》, 《아무려면 어떠랴》 등.
시조집: 《눈 내리는 저녁》, 《새벽》(2025) 등.
전문 서적: 경제학자로서 《경제학원론》, 《농업경제학》, 《성서경제의 이해》 등 다수의 저서를 남겼습니다.
4. 문학적 특징
손형섭 시인의 시는 화려한 수식어보다는 담백하고 진솔한 언어가 특징입니다. 평생 경제학자로서 이성적인 삶을 살았던 그가 노년에 마주한 그리움, 고독, 그리고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투명하게 그려낸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떠나간 것은 모두가 별이 되는지...”
그의 시집 제목이기도 한 <별빛>은 그가 시인으로서의 두 번째 인생을 열며 내놓은 첫 마음과도 같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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