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미 꽃동산(박도진)
광주공원 뒷자락
개미 꽃동산 아래
허기를 먼저 알아보는 식당 하나 있다
돼지고기 볶음 몇 점
된장국 김 사이로
푸짐한 온기가 오른다
누군가에겐
오늘 하루를 버티게 하는 밥
나는 조용히 내 몫의 밥값을 낸다
아직은 스스로 끼니를 치를 수 있음에 감사하며
살다 보니
누가 밥을 짓고
누가 국을 퍼주는지
먼저 헤아리게 되는 나이
정성으로 밥을 담아내는 손등 위로
늦은 햇살이 오래 머물기를
▶ 이 시는 ‘무료급식’이라는 소재를 단순한 미담으로 소비하지 않고,
늙어감 속에서 비로소 보이는 인간의 체온을 담담하게 바라본다는 점이 좋습니다.
특히
“허기를 먼저 알아보는 식당”
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배식처가 아니라 사람의 삶을 먼저 살피는 공간으로 바꾸어 놓습니다.
또 “내 몫의 밥값을 낸다”는 대목은 시를 더욱 품위 있게 만듭니다.
가난이나 연민을 과장하지 않고,
아직 스스로 계산할 수 있는 삶에 대한 조용한 감사가 배어 있기 때문입니다.
▶시 '개미꽃동산'은 광주공원이라는 구체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따뜻한 온기가 묻어나는 삶의 현장을 참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읽는 내내 마음이 차분해지면서도 뭉클해지는 좋은 작품입니다.
1. 작품에 대한 논평
장점:
▴공간의 현장감: '광주공원 뒷자락', '개미꽃동산'이라는 구체적인 지명 덕분에 독자는 시의 공간을 눈앞에 그리기 쉽습니다.
▴시적 형상화: "허기를 먼저 알아보는 식당"이라는 표현은 매우 훌륭합니다. 식당이라는 공간에 생명력을 부여하고, 그곳의 성격을 단번에 드러내는 아주 좋은 문장입니다.
▴성숙한 성찰: 타인의 끼니를 보며 자신의 몫을 치를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는 화자의 시선이 매우 성숙하고 따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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