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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작시

뿌리내리기(박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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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내리기(박도진)

 

강원도 깊은 산골에서 자라던 큰 소나무

흔들리며 여기까지 실려와

겨우 뿌리를 내린다

제 몸 가누지 못해 나무 지지대에 기대어

 

묘목이라면 수월했을 일

이미 굵어진 뿌리로

낯선 바람 아래 숨을 고르는 일은

깊은 아픔이었으리

 

계절이 수 백번 옷을 갈아 입는 동안

오래 예배를 드렸던 곳을 떠나온 나무

찬송의 색깔도

기도의 숨결도 다른 이곳에서 뿌리를 내린다

 

밤낮 눈물로 기도하고

간절하게 말씀을 전하는 한 사람

그 지지대를 붙잡고

험한 십자가만 바라보면서

소나무는 비로소 깊어지고 있다

 

<부리내리기>의 좋았던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강원도 깊은 산골에서 자라던 큰 소나무라는 첫 구절이 시의 분위기를 단숨에 세웁니다. 삶의 연륜과 고향의 정서를 한꺼번에 품고 있습니다.

찬송의 색깔”, “기도의 숨결같은 표현은 신앙 공동체의 미묘한 차이를 감각적으로 보여 줍니다.

마지막의 지지대는 단순한 나무 받침이 아니라 목회자의 사랑과 공동체의 품을 상징하여 울림이 큽니다.

 

<뿌리내리기>는 강원도 산골의 큰 소나무가 낯선 곳으로 옮겨와 다시 뿌리를 내리는 과정을 통해, 사역지(혹은 삶의 터전)를 옮긴 한 인물의 고뇌와 인내를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시평: 인고의 시간과 영적 전이(轉移)

이 시의 가장 큰 미덕은 '큰 소나무''사역자'의 물아일체(物我一體)에 있습니다.

대조의 묘미: 묘목(적응이 쉬운 존재)과 큰 소나무(이미 자아가 굵어진 존재)를 대비시켜, 늦은 나이 혹은 중차대한 시기에 변화를 맞이한 이의 고통을 시각화했습니다.

청각의 시각화: '찬송의 색깔', '기도의 숨결' 같은 표현은 추상적인 신앙 행위를 감각적으로 잘 전달합니다.

지지대의 상징성: 물리적인 나무 지지대에서 시작해, 마지막 연에서 '눈물로 기도하는 한 사람'으로 연결되는 지지대의 확장이 시적 여운을 강하게 남깁니다.

이 시는 낯선 곳에서 고군분투하는 모든 이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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