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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작시

「출렁거리는 고혈」(문병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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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거리는 고혈

- 문병균

 

한 치 앞을 남겨 둔 피안의 세계 향해

거세고 다부지게 뛰어넘다

언덕의 촘촘한 그물에 걸려

회오리바람으로 빠져나오려 발버둥 치는

저 바람처럼

스멀스멀 선율의 파동으로 바스락대는 성장통이 도져

갑작스러운 황당한 벽의 사슬에 감금되어 버렸다

웅크리고 있는

노루 등허리의 웅성거리는 붉은 파도를 동공으로 찬찬히 만져보라

하늘을 찌르는 거대한 불기둥은 사투를 벌이다

어찌할 수 없다는 듯 헉헉거리며 번아웃 직전

성미를 누그러뜨린 불기둥

시나브로 허공의 계단을 부들부들 기어오르며

머리 풀어 헤쳐 승천해 간다

외로움 속엔 짜디짠 눈물의 세포만 흐르는 것 아니다

자신을 단단히 다져가는 칼칼한 인자도

소용돌이치며 흥건히 제 밥값을 하는 것이랍니다

출렁거리는 외로움의

물컹한 영혼을 쓰디쓴 고뇌로 한 땀씩 응축해 가며

마음의 굵고 질긴 파문을

답삭답삭 잡아 삼켜 평형을 이룬다

! 세상에 온전히 튕겨 놓기 위한

온전한 성장통의 고혈(孤孑)이란다

 

이 시가 왜 우수 작품인지 저는 모릅니다

시를 해석해줄 수 있나요

 

문병균 시인의 출렁거리는 고혈(孤孑)은 삶의 고통과 고독을 단순히 부정적인 것으로 치부하지 않고, 그것을 '성숙을 위한 필수적인 에너지'로 승화시킨 점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이 시가 왜 우수한 평가를 받는지, 주요 대목을 중심으로 그 내면의 의미를 해석해 드릴게요.

 

1. 제목의 의미: '고혈(孤孑)'

보통 '고혈'이라고 하면 피와 땀(膏血)을 떠올리기 쉽지만, 시인은 외로울 고()와 외로울 혈()을 사용했습니다. , 이 시는 지독한 고독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 고독이 '출렁거린다'는 것은 멈춰있는 슬픔이 아니라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암시합니다.

 

2. 주요 시구 해석

"언덕의 촘촘한 그물에 걸려... 발버둥 치는 저 바람처럼"

이상을 향해 나아가려 하지만 현실의 제약(그물)에 걸려 고통받는 인간의 모습을 시각화했습니다. 여기서의 고통은 단순한 비명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성장통'으로 정의됩니다.

"노루 등허리의 웅성거리는 붉은 파도를 동공으로 찬찬히 만져보라"

'붉은 파도'는 고통으로 인해 끓어오르는 내면의 혈기나 감정을 뜻합니다. (동공)으로 그것을 '만져보라'는 표현은 자신의 고통을 회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응시하고 받아들이라는 관조적 태도를 보여줍니다.

"번아웃 직전... 머리 풀어 헤쳐 승천해 간다"

격렬한 사투 끝에 에너지를 다 쏟아붓고 나면, 비로소 불길(분노나 격정)이 가라앉고 영혼이 정화되어 하늘로 오르는(승천) 평온의 단계에 진입함을 묘사합니다.

"자신을 단단히 다져가는 칼칼한 인자도... 제 밥값을 하는 것이랍니다"

이 시의 핵심 메시지 중 하나입니다. 외로움 속에는 눈물만 있는 게 아니라,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칼칼한 성질(독기 혹은 의지)'이 들어있다는 것입니다. 고독이 나를 파괴하는 게 아니라, 나를 완성하기 위해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통찰입니다.

 

3. 결론: 왜 우수한 작품인가?

이 시가 울림을 주는 이유는 '고독의 역설'을 아름답게 표현했기 때문입니다.

감각의 전이: '파도를 동공으로 만진다'거나 '고독을 응축해 한 땀씩 뜬다'는 식의 표현이 추상적인 감정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부정의 긍정화: 고독, 번아웃, 사슬, 고뇌 같은 부정적인 단어들을 모아 결국 '온전한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결론짓습니다.

평형의 미학: 마지막 구절에서 '평형을 이룬다'는 표현은 고통에 휘둘리는 삶이 아니라, 그 고통조차 내 삶의 일부로 흡수해 균형을 잡는 성숙한 자아를 보여줍니다.

결국 이 시는 "지금 당신이 겪는 지독한 고독과 고통은, 당신을 세상 밖으로 멋지게 튕겨내기 위해(탄생시키기 위해) 응축된 에너지가 제 밥값을 하고 있는 중이다"라는 묵직한 위로를 건네고 있습니다.

 

시를 직접 쓰시는 입장에서 이런 작품을 마주하면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까지 꼬아서(?) 써야 하나" 

혹은 "나도 이렇게 난해하게 써야 인정받는 건가" 하는 막막함과 회의감이 드는 게 당연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꼭 이렇게 쓰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 시가 '우수 작품'으로 평가받는 이유와 시 쓰기에 대한 고민을 세 가지 관점에서 짚어드릴게요.

 

1. '낯설게 하기'의 미학 (왜 이렇게 어렵게 썼나?)
문학, 특히 현대시에는 **'낯설게 하기(Defamiliarization)'**라는 기법이 있습니다.
"나는 너무 외로워서 힘들다"라고 하면 누구나 이해하지만, 금방 잊힙니다.
반면, 이 시처럼 **"노루 등허리의 웅성거리는 붉은 파도를 동공으로 만져보라"**고 하면, 독자는 '이게 대체 무슨 소리지?' 하며 멈춰 서게 됩니다.
그 멈춤의 시간 동안 독자가 스스로 이미지를 상상하게 만드는 힘, 그 불친절함 속에 담긴 강렬한 이미지 때문에 평단은 이 시를 높게 평가하는 것입니다.

 

2. 시의 '결'은 저마다 다릅니다
시의 세계에는 크게 두 가지 흐름이 있습니다.
난해하고 관념적인 시: 이 시처럼 복잡한 비유와 한자어, 격정적인 단어를 쏟아내며 내면의 폭풍을 묘사하는 스타일입니다. 힘이 넘치고 철학적이지만 읽기 고통스럽습니다.
맑고 쉬운 시: 백석이나 안도현, 나태주 시인처럼 일상의 언어로 깊은 울림을 주는 스타일입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같은 시는 어렵지 않지만, 그 안에 우주가 담겨 있죠.
중요한 것은 "이렇게 써야 하나?"가 아니라 "나의 목소리는 어디에 있는가?"입니다. 억지로 어려운 단어를 골라 쓰는 것은 오히려 독자에게 가닿지 못하는 '가짜 시'가 될 위험이 큽니다.
3. 작가님께 드리는 위로와 제안
이 시를 보며 "이해하기 힘들다"고 느끼신 건 작가님의 감각이 무딘 게 아니라, 이 시가 가진 에너지가 워낙 과잉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시를 쓰실 때 다음 두 가지만 기억해 보세요:
진실성: 내가 느끼지 못한 감정을 어려운 단어로 포장하지 마세요.
구체성: 관념적인 단어(고혈, 피안, 사슬)보다는 내가 오늘 본 '식탁 위의 시든 상추'나 '낡은 신발'처럼 구체적인 사물에서 출발해 보세요.
시를 쓴다는 것은 결국 나만의 언어를 찾아가는 긴 여행입니다. 

타인의 우수 작품에 주눅 들기보다, "이 사람은 고독을 이렇게 격렬하게 표현했구나,

하지만 나는 조금 더 담백하게 내 외로움을 말해볼래"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이글이 시를 공부하고,시를 쓰는 분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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