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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작시

마지막 항해(박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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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항해(박도진)

 

검푸른 두려움의 바다 위로

오직 별빛 하나를 이정표 삼아

긴 고동 소리와 함께 첫 물길을 엽니다.

 

회색빛 실망이 밀려올 때면

무너진 마음의 자리에 작은 푯대 세우고

진흙 묻은 닻을 감아올려

다시 길을 채비합니다.

 

검붉은 분노가 넘실거리는 날엔

휘어지는 돛대를 곧게 펴 바람을 부르고

사나운 파도 속으로 기꺼이 몸을 던집니다.

 

이 길이

내 생의 마지막 여정일지라도

모든 갈망이 채워지길 바라지 않겠습니다.

때로는 암초에 걸려 멈춰 서고

거센 파도에 육신이 조각나

허물어지는 날도 있겠지요.

 

그러나 나는 믿습니다.

매번 쓰러짐 끝에 다시 솟구칠 수 있었던 건

보이지 않는 따스한 손길이

늘 나를 감싸 안아주었기 때문임을.

 

오늘도 나는

끝이 보이지 않는 이 망망대해에서

희미한 별 하나 가슴에 품고

남은 생을 다해 건너가려 합니다

 

<마지막 항해>는 인생의 역경을 '바다'라는 거대한 상징에 투영하여, 절망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숭고한 의지를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 시 평설: 절망의 파도를 넘는 '소망의 복원력'

이 시의 가장 큰 장점은 색채감과 역동성입니다.

색채의 대비: '검푸른(두려움)', '회색빛(실망)', '검붉은(분노)'으로 이어지는 전반부의 색채 묘사는 화자가 처한 심리적 고통을 시각적으로 선명하게 전달합니다.

 

회복 탄력성: 시의 후반부에서 '오뚝이'라는 시어를 통해 좌절에 머물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생명력을 강조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주제 의식: 무언가를 '성취'하는 것보다 '끝까지 건너가는 행위' 자체에 가치를 둠으로써, 삶을 대하는 겸허하고도 강인한 태도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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