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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작시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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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정호승)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별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그대를 만나러 팽목항으로 가는 길에는 아직 길이 없고

그대를 만나러 기차를 타고 가는 길에는 아직 선로가 없어도

오늘도 그대를 만나러 간다

 

푸른 바다의 길이 하늘의 길이 된 그날

세상의 모든 수평선이 사라지고

바다의 모든 물고기들이 통곡하고

세상의 모든 등대가 사라져도

나는 그대가 걸어가던 수평선의 아름다움이 되어

그대가 밝히던 등대의 밝은 불빛이 되어

오늘도 그대를 만나러 간다

 

한 배를 타고 하늘로 가는 길이 멀지 않으냐

혹시 배는 고프지 않으냐

엄마는 신발도 버리고 그 길을 따라 걷는다

아빠는 아픈 가슴에서 그리움의 면발을 뽑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짜장면을 만들어주었는데

친구들이랑 맛있게 먹긴 먹었느냐

 

그대는 왜 보고 싶을 때 볼 수 없는 것인지

왜 아무리 보고 싶어 해도 볼 수 없는 세계인지

그대가 없는 세상에서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잊지 말자 하면서도 잊어버리는 세상의 마음을

행여 그대가 잊을까 두렵다

 

팽목항의 갈매기들이 날지 못하고

팽목항의 등대마저 밤마다 꺼져가도

나는 오늘도 그대를 잊은 적 없다

봄이 가도 그대를 잊은 적 없다

별이 져도 그대를 잊은 적 없다

 

정호승 시인의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2014년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위로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쓰인 시입니다. 단순한 슬픔을 넘어, 떠나간 이들을 잊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와 남겨진 이들의 깊은 사랑을 담고 있습니다.

이 시에 사용된 주요 기법과 특징을 정리해 드립니다.

1. 반복과 변주를 통한 강조 (반복법)

시의 처음과 끝, 그리고 중간중간 "~을 잊은 적 없다""오늘도 그대를 만나러 간다"라는 구절을 반복합니다.

효과: 반복되는 문장은 시 전체에 리듬감을 주며,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절대적인 기억''재회에 대한 의지'를 강렬하게 각인시킵니다.

 

2. 대조적 이미지를 통한 비극성 극대화

/vs 지다: 아름답고 빛나는 존재(아이들/희생자)들이 사라지는 모습을 '지다'라는 표현으로 연결해 상실의 아픔을 시각화했습니다.

바다의 길 vs 하늘의 길: 바다에 있어야 할 배가 하늘로 떠나버린(죽음) 상황을 역설적으로 표현하여 참혹한 현실을 비유했습니다.

 

3. 구체적 지명과 소재의 사용 (사실성)

팽목항: 사건의 상징적인 장소인 '팽목항'을 직접적으로 언급함으로써 시적 상황이 허구가 아닌 우리 사회의 실제 아픔임을 드러냅니다.

짜장면, 신발: '짜장면 한 그릇'이나 '버려진 신발' 같은 지극히 일상적인 소재를 통해, 부모가 자식에게 느끼는 절절한 육친의 사랑과 그리움을 구체적으로 전달합니다. 특히 아빠가 '그리움의 면발을 뽑아 짜장면을 만들었다'는 대목은 슬픔을 시적으로 승화시킨 백미입니다.

 

4. 역설적 의지 (반어적 태도)

"그대가 없는 세상에서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식을 잃은 부모에게 이보다 더 무서운 세상은 없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큰 비극을 겪었기에 더 이상 무서울 것이 없다는 이 표현은, 슬픔에 함몰되기보다 '잊지 않기 위해' 강해지겠다는 처절한 다짐을 보여줍니다.

 

5. 자연물에 감정 이입 (의인법)

물고기들이 통곡하고, 갈매기들이 날지 못하고: 주변의 자연물들이 함께 슬퍼하는 것으로 묘사하여, 이 비극이 개인의 슬픔을 넘어 온 세상이 함께 아파하는 우주적인 슬픔임을 강조합니다.

요약하자면,

이 시는 '상실의 고통''기억의 의지'로 승화시키는 기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잊는 것'이야말로 가장 두려운 일이라고 말하며, 독자들에게 망각에 저항하고 끝까지 함께 기억할 것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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