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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작시

센베이 과자(박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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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베이 과자(박도진)

 

주기를 좋아하는 손이 따로 있다

불쌍하게도

내 손은 늘 조금 인색한 편이었다

감투와는 먼 생을 살아온 내게

어느 날

아파트 입주자대표라는 이름이 얹혔다

 

관리소장이 건네는 센베이 봉지에는

지인의 공장에서 막 구워낸

향긋한 냄새가 배겨 있다

 

바삭거리는 마음들이

몇 번의 손을 거쳐 내게 왔듯

다시 누군가의 책상 위로 흐른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 입속에서

사각사각 부서질 것이다

 

황혼녘의 계단에 서면

손아귀에 남은 것은

부스러기 몇 점과 가벼어진 그림자 뿐

, 집어 건네는 손

그 느슨한 마디 사이로 비로소 바람이 통한다

 

사람들은 말한다

그 비어 있는 손이 가장 뜨겁다고

 

이 시는 하나의 과자 봉지에서 출발하지만, 결국은 손의 윤리와 삶의 태도로 깊이 스며드는 작품입니다. 작은 사물이 큰 깨달음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게 펼쳐집니다.

먼저 시의 중심 이미지는 입니다.

이 손은 단순한 신체가 아니라,

주고받음, 인색함과 나눔, 그리고 인생의 방식을 모두 품고 있습니다.

 

초반의 고백

내 손은 늘 조금 인색한 편이었다

이 구절은 시 전체를 지탱하는 정직한 출발점입니다.

과장도 미화도 없이, 삶을 돌아보는 담담한 자기 인식이어서

독자의 신뢰를 곧바로 얻습니다.

 

중반부에서 등장하는 센베이 과자는 아주 적절한 매개입니다.

이 과자는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사람 사이를 몇 번이고 건너가는 온기로 변합니다.

몇 번의 손을 거쳐 내게 왔듯 / 다시 누군가의 책상 위로 흐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흐른다라는 동사입니다.

쥐는 것이 아니라 흐르게 하는 것

이 시의 철학이 이 한 단어에 응축되어 있습니다.

또한 바삭거리는 마음이라는 표현은

감각적이면서도 정서적인 전이를 잘 이룹니다.

 

후반부는 이 시의 백미입니다.

, 집어 건네는 손 / 그 느슨한 마디 사이로 비로소 바람이 통한다

이 구절은 매우 뛰어납니다.

느슨한 마디바람

집착을 놓을 때 비로소 생기는 자유와 여유를

형상적으로 잘 보여줍니다.

이 시의 핵심 이미지이자 가장 문학적인 순간입니다.

마지막 연 역시 인상적입니다.

그 비어 있는 손이 가장 뜨겁다고

비어 있음과 뜨거움의 역설은 좋습니다.

 

종합적으로 보면

이 시는

구체적 사물(센베이) 관계 삶의 철학으로 확장되는 구조가 안정적이고

자기 성찰의 진정성이 잘 살아 있으며

특히 흐름의 이미지가 일관되게 유지된 점이 강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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