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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작시

시(詩)(김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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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태)

 

그래요

피로 쓰기도 하고

눈물로 쓰기도 하고

땀방울로 쓰기도 하고

아가의 웃음으로 쓰기도 하고

짐승의 울부짖음으로 쓰기도 하고

경상도 사투리로 쓰기도 하고

전라도 방언으로 쓰기도 하고

북녘 땅 된소리로 쓰기도 하고

밥 먹으면서 쓰기도 하고

술 마시면서 쓰기도 하고

사랑으로 쓰기도 하고

분노로 쓰기도 하고

그래요

한강물로 쓰기도 하고

대동강물로 쓰기도 하고

설악산 단풍으로 쓰기도 하고

묘향산 사슴뿔로 쓰기도 하고

물론 펜으로 쓰면서

그래요

호미로 쓰기도 하고

삽과 괭이로 쓰기도 하고

혀로 쓰기도 하고

이빨로 쓰기도 하고

할머니의 잇몸으로 쓰기도 하고

구멍을 뚫는 송곳으로 쓰기도 하고

예수님 손바닥에 박힌 못을 빼서 쓰기도 하고

부처의 등 뒤에 박힌 허공으로 쓰기도 하고

붉은 장미꽃으로 쓰기도 하고

하얀 산국화로 쓰기도 하고

그래요

배꼽으로 가슴으로 쓰면서

맨주먹으로 쓰기도 하고

밭흙으로 쓰기도 하고

푸른 하늘로 쓰기도 하고

함부로 깨물지 못하게끔

대추씨로 쓰기도 하고

, 그래요 그대와 나의

하나밖에 없는 모가지로 쓰기도 하고

노래하면서어머님의 목소리를 담아!

 

김준태 시인은 민중의 삶과 민족의 아픔을 노래하며 '강물'이나 '' 같은 토착적인 소재를 시의 언어로 끌어올리는 데 탁월한 분이시죠.

시의 구절구절마다 남북의 지명(한강과 대동강, 설악산과 묘향산)이나 우리네 삶의 현장감이 느껴지는 도구들(호미, , 괭이)이 등장하는 것도 김준태 시인 특유의 시 세계를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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