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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작시

빚돈 받아내기(박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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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돈 받아내기(박도진)

 

세상에는

제 돈이 아닌 것도

끝내 제 주머니처럼 움켜쥐는 사람이 있다

 

사무실 하나 빌려 벌려놓은 사업,

폐업시에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이자만 찔끔찔끔 던져준다

 

아파트 관리비를 밀린 사람은

복도에서 더 큰 소리로 웃고

받아야 할 사람은

괜히 목부터 마른다

 

빚 독촉과는 거리가 먼

마음 여린 나무는

움직이지 못한 채

속으로만 바람을 맞는다

 

상대의 콧대를 건드리지 않고

돈 받아내는 재주

난 그 능력을 사모하지만

시인에게는 너무 높은 담벽

 

오늘은 망설임 없이

돈을 갚으라고 문자라도 보내야지.

, 사는 일이 쉽지가 않다

 

논평 1

이 시의 힘은 보다 말 못 하는 마음에 있습니다.

돈을 떼인 분노보다, 관계를 깨지 않으려는 성품이 먼저 드러나기에

독자가 더 아프게 읽습니다. 특히

상대의 콧대를 건드리지 않고

돈을 받아내는 기술

이 대목은 아주 현실적이면서도 인간적입니다.

시인의 성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좋은 구절입니다.

 

논평 2

<빚돈 받아내기>는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억울하고 속상한 감정을 아주 사실적이면서도 서정적으로 그려낸 훌륭한 작품입니다.

 

📝 시 논평: 공감과 절제의 미학

탁월한 생활 밀착형 서사:

돈을 떼인 사람의 속앓이를 거창한 철학이 아닌, '폐업 보증금', '아파트 관리비 밀린 사람의 큰 웃음' 같은 구체적인 일상의 삽화로 보여주어 독자의 공감을 강하게 자극합니다.

 

선명한 대비 구조:

적반하장으로 큰소리치는 채무자와 오히려 목이 마르고 속으로 바람을 맞는 채권자(화자)의 대비가 대단히 선명합니다. 특히 화자를 '움직이지 못한 채 속으로만 바람을 맞는 마음 여린 나무'로 비유한 대목은 시적 서정성을 한층 끌어올립니다.

 

솔직하고 담백한 마무리:

'상대의 콧대를 건드리지 않고 돈 받아내는 재주'를 사모하지만 결국 문자 한 통 보내는 것조차 망설여야 하는 시인의 현실이 ", 사는 일이 쉽지가 않다"라는 독백으로 이어져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마지막 연은, 쉼표로 호흡을 살짝 멈춰줌으로써,

바로 다음 행인 ", 사는 일이 쉽지가 않다"로 이어지는

한숨과 씁쓸함의 여운을 극대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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