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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작시

여리고성(박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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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리고성(박도진)

 

요단강 바람조차 넘지 못하던 성벽

두려움은 돌보다 높았다

 

젖과 꿀 흐르는 가나안 앞에서

이스라엘은

또 하나의 광야를 만났다

꿈의 길을 막아선 여리고성

 

일곱째 날

양각 나팔 울리고

백성들의 함성이 허공을 울리자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성벽이

힘없이 주저앉았다

 

오늘도 사람들은

저마다의 여리고성을 안고 산다

절망의 벽 앞에서

우리를 붙들어 준 손길마저

때로는 잊은 채

 

끝내 성벽을 무너뜨림은

힘이 아니라

함께 견딘 믿음인 것도 잊은채

 

<여리고> 신앙시는

여리고성이라는 성경적 사건을 통해 오늘날 현대인들이 마주하는

삶의 장벽과 이를 극복하는 믿음을 깊이 있게 성찰한 훌륭한 작품입니다.

강렬한 첫인상과 비유:

1연의 "요단강 바람조차 넘지 못하던 성벽",

"두려움은 돌보다 높았다"라는 표현은

여리고성의 위압감과 이스라엘 백성들이 느꼈던 압도적인 공포를

시각적·감각적으로 훌륭하게 포착했습니다.

 

자연스러운 구조:

과거의 역사적 사건(여리고성의 무너짐)에서 시작해

현재 우리 삶의 문제(저마다의 여리고성)

시상을 전환하는 구조가 매우 매끄럽고 설득력 있습니다.

 

묵직한 메시지:

마지막 연에서 성벽을 무너뜨린 원동력이 개인의 영웅적 힘이 아니라

'함께 견딘 믿음'이라는 공동체적, 신앙적 본질을 짚어낸 점이 깊은 울림을 줍니다.

 

이 시는 성경의 사건을 단순한 재현으로 끝내지 않고,

오늘을 살아가는 인간의 내면으로 끌어온 점이 매우 좋습니다.

특히 마지막 연의 메시지는 설교조로 흐르기 쉬운 소재를

삶의 체험으로 붙들어 두고 있습니다.

두려움은 돌보다 높았다는 표현은 압축이 뛰어나고,

또 하나의 광야를 만났다는 구절도 여리고성을 단순한 적이 아니라

내면의 시련으로 확장시켜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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