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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작시

뿌리에게 (나희덕)<신춘문예응모작 작품 점검 열가지-2 권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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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에게 (나희덕)

<신춘문예응모작 작품 점검 열가지-2  권갑하)

 

 

네 번째로 점검해야 될 사항은

<시상의 흐름이 아주 자연스러운가 하는 것입니다.>

자연스러운 시상의 흐름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미지 구사나 사유의 전개가

점진적으로 전개되는게 좋습니다.

단락별로 끊기거나 비약이 어색하면은

심사원이 고개를 젖게 되죠.

 

뿌리에게 (나희덕)

 

깊은 곳에서 내가 나를 나의 뿌리였을 때

나는 막 갈구어진 연한 흙이어서

너를 잘 기억할 수 있다.

 

네 숨결 처음 대이던 그 자리에 더운 김이 오르고

밝은 피 뽑아 네게 흘러 보내며

즐거움에 떨던 아 나의 사랑을

 

먼 우물 앞에서도 목마르던 나의 뿌리여

나를 뚫고 오르렴

눈 부셔 잘 부스러지는 살이니

내 밝은 피에 즐겁게 발 적시며 뻗어가려무나

 

척추를 휘어 접고 더 넓게 뻗으면

그때마다 나는 착한 그릇이 되어 너를 감싸고

불꽃 같은 바람이 가슴을 두드려 세워도

너 뻗어가는 끝을 하냥 축복하는 나는

어리석고도 은밀한 기쁨을 가졌어라.

 

네가 타고 내려올수록

단단해지는 나의 살을 보아라.

이제 거무스레 늙었으니

슬판만 한 두름 꿰어 있는 껍데기의

마지막 잔을 마셔다오.

 

깊은 곳에서 네가 나의 뿌리였을 때

내 가슴에 끓어오르던 벌레들.

그러나 지금은 하나의 빈 그릇

너의 푸른 줄기 솟아 햇살에 반짝이면

나는 어느 산비탈 연한 흙으로

일구어지고 있을 테니

 

먼우물: 먹을 수 있는 우물물

하냥 : ‘의 방언

두름 : 고사리 따위의 산나물을 열 줌 정도로 엮은 것

 

이 시는 시상 전개 어디에서도 비약이나 단절이 없고 모든 이미지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서 한 생명체의 호흡처럼 느껴지는 그런 작품입니다.

 

이미지와 사유가 점진적으로 전개되는

시상의 흐름 시상 흐름의 자연스러움을

보여주는 아주 좋은 시라고 하겠습니다.

 

다섯째 점검할 사항은 언어의 신선도입니다.

 

그러니까 낯선 표현과 밀도가 중요하다는 것인데요.

보통으로 우리가 쓰는 말을 시의 말, 시적인 표현으로 바꿔야 합니다.

그러나 흔한 비유나 상투적인 것은

감점 요소가 되기 때문에 과감하게 빼야 됩니다.

불필요한 낱말이나 군더기가 없어야 시에 긴장미가 생기는 것이니까요.

 

<눈물은 희망의 또 다른 이름이다> 처럼

감정이 아니라 사유의 언어를 구사해야 합니다

그러니 내 마음은 아프다라거나, 사랑은 슬픔이다 같은

감정적인 진술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여섯째는 이미지의 구체성 그리고 감각적인 표현의 구현입니다.

 

시의 감동은 의미적인 표현 즉 관념이 아니라 감각에서 옵니다.

그러니까 오감 중 한두 개만이라도

선명하게 작동을 해야 독자의 감각을 깨울 수가 있다는 것이죠.

 

<한 조각 냉이의 입에서 흙 냄새가 피어난다.>

.이 표현에서는 후각과 시각을 결합한 경우라고 할 수 있죠.

 

<물결이 내 발목을 짠하게 문다>.

 

촉각의 생생함을 살리는 구절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감각은 보통 우리가 시각적,청각적,후각적, 촉각, 그리고 미각 다섯

가지로 우리가 오감이라고 하는데요.

 

각 감각적으로 우리가 살펴보면은

첫번째 시각적인 이미지입니다.

그러니까 시각적인 이미지를 써야

한다는 것은 보이게 하는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가 글을 읽었을 때 시를 읽었을때 그림이 그려진다라는 말을 하게

되는데 바로 이 시각적인 이미지의 사용의 결과라고 할 수 있겠죠.

 

<눈바람에 실려 흰새가 솟아오는다>.

같은 표현이 시각적인 이미지라고 할 수 있겠죠.

 

다음은 청각적인 이미지입니다.

소리를 통해서 어떤 정서를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비가 처마 끝을 깨물며 운다>.라는 표현이나

<귀뚜라미가 온몸을 갈아 밤새 한 문장만 쓰고 있다>.

이런 표현들이 아주 청각적인 이미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후각적인 이미지는

 

<냄새는 기억을 깨운다> 라는 그런 감각인데요.

<갓 벤 풀잎 냄새가 내 발목을 잡는다>.

여러분도 풀잎 냄새를 맡아 본 적이 있죠.

그런 후각을 자극하는 겁니다.

<장독 속에서 햇살이 발효되고 있었다>.

같은 구절도 후각을 자극하죠.

 

네 번째는 촉각적인 이미지입니다.

 

몸으로 느껴지는 시를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송사리가 내 발가락을 간지린다> 같은 표현이 그런 촉각적인

몸으로 느껴지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죠.

 

<볼을 스치는 바람에 내가 나를 돌아본다>. 같은 구절도

어 촉각적인 이미지의 구사입니다.

 

마지막으로 미각적 이미지

 

맛을 통한 내면의 감정을 은유하는 그런 방식이죠.

 

<쓴 커피에 입을 대자 당신의 말이 다시 떠올랐다>.

같은 구절도 미각을 자극하고

<소금 한 줌으로 저녁에 상처를 씻는다.>

미각을 자극하는 그런 이미지라고 하겠습니다.

 

이런 감각적인 표현을 구사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렇지 않고 어떤 그리움이 밀려온다.

이런 감정이 들어 있는 진술은

가급적 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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