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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작시

조찬(朝餐)( 정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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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찬(朝餐)( 정지용)

 

해ㅅ살 피어 이윽한 후,

머흘머흘 골을 옴기는 구름.

길경(桔梗) 꽃봉오리 흔들려 씻기우고,

차돌부리 촉 촉 죽순(竹筍) 돋듯.

물소리에 이가 서리다.

 

앉음새 갈히여 양지 쪽에 쪼그리고,

서러운 새 되어 흰 밥알을 쫏다.

문장(1941)

 

<시어 풀이>

조찬(朝餐) : 아침 식사

이윽한 : 이슥한, 시간이 지난

머흘머흘 : 구름이 뭉게뭉게 낀 모양

길경(桔梗) : 도라지

갈히여 : 가리어.

차돌부리: 차돌의 뾰족하게 튀어나온 부분

앉음새: 자리에 앉아있는 모양새

 

정지용의 조찬

1. 작품 성격 및 구성

성격: 관조적, 애상적, 시각적 이미지 중심.

전개 방식: 선경후정(先景後情) 및 원경에서 근경으로의 시선 이동.

구조 (7):

1~5: 비 온 뒤 아침 풍경(햇살, 구름, 도라지꽃, 차돌, 물소리)을 동양화처럼 묘사.

6~7: 서러운 마음으로 아침밥을 먹는 화자의 내면 토로.

 

2. 주요 표현 및 심상

여백의 미: 정제된 시어와 절제된 묘사를 통해 한 폭의 수묵화 같은 분위기 조성.

공감각적 심상: ‘물소리에 이가 시리다’(청각의 촉각화)는 자연의 차가움을 넘어 화자의 시린 내면(서러움)을 형상화함.

감정이입: ‘서러운 새가 흰 밥알을 쪼는 모습은 무기력하고 허망하게 밥을 먹어야 하는 화자 자신의 처지를 투영함.

3. 창작 배경과 주제

시대적 배경: 일제 강점기 말(1941), 지식인으로서 겪는 정신적·육체적 피폐함이 반영됨.

주제: 암담한 현실 속에서 느끼는 지식인의 고독과 비애, 그리고 이를 견뎌내는 관조적 태도.

 

[작가 소개] 정지용(1902~1950)

위상: 1930년대 한국 시단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섬세한 이미지즘과 세련된 시어를 구사함.

변모: 초기엔 서구적 이미지즘을 추구했으나, 후기(백록담시절)에는 동양적인 관조와 절제의 세계에 침잠함.

의의: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예술적으로 승화시켜 한국 현대시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인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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