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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작시

비 (백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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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무산)

 

나는 내린다

꿈은 언제나 솟아오르지만

쉼 없이 쏟아져 내린다

처음엔 과열된 꿈을 식히는

존재의 낭만적인 슬픔인가 했더니

속도는 번득이는 모서리들을 허물더니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지경으로 낙하하더니

눈물보다 빠른 속도로 추락하더니

 

난파선처럼 나를 허물기 시작했네

손에 들린 것 몸에 실린 것

애당초 몇 푼어치 되지 않았던 것들도

마음으로 들고 있던 억만금도 태산도 내던졌네

내던지고서야 속도가 늦춰지네 멈칫

비눗방울처럼 덩실 떠올랐네

 

그러자 바닥이 달려오네

사막과 타는 자갈밭이 달려오네 이마에

가까워 오네

남은 일은 종말을 기다리는 일 산산이 부서지는 일

뛰어들 곳을 찾았으나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안개 속에 어렴풋 잿빛 강이 보이네

안간힘을 다하고 눈을 찔끔 감았네

 

억겁 시간이 흘렀고 눈을 떴을 때

누군가의 따듯한 두 팔에 안겨 있었네

출렁이는 젖가슴 같은 강이었네

송곳 같은 내 숙명을 둥글게 감아 안는 강 같은 품이었네

하류로 흘러와서 생은 기도처럼 숙연해지네

낙하하는 자의 품이 되기도 하고 아득하게

흘러 존재는 증발하고 흐름만 남기네

꿈을 꾸듯이 숙명은 다시 쏟아져 내릴 것이네

다시 그리고 다시 매번 다르게

 

<질문>

이 시는 대회 낭송시입니다

시 자체가 이해하기 힘든데 낭송으로 청중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요?

백무산시인의 약력을 소개.

 

<대답>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충분히 청중을 사로잡을 수 있고, 오히려 대회용으로 아주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는 시입니다.

처음 읽을 때는 추상적이고 무겁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시는 하강에서 상승으로, 그리고 거대한 순환으로이어지는

극적인 감정의 변화(드라마)가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낭송자의 목소리와 호흡을 통해 청중에게 시각적·청각적 쾌감을 주기에 아주 좋습니다.

 

1. 이 시는 대체 무슨 뜻일까? (핵심 이해)

 

이 시는 단순한 자연 현상인 ''를 노래한 것이 아닙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인간의 욕망과 꿈이 좌절(낙하)하고, 결국 모든 것을 내려놓은 뒤에야 비로소 거대한 자연과 생명의 흐름()으로 동화되는 '영혼의 순환'을 그린 시입니다.

1(과열과 추락):

"꿈은 솟아오르지만 나는 내린다." 욕망으로 가득 찬 삶이 무섭게 추락하는

과정입니다. 속도감과 두려움이 지배합니다.

 

2(내려놓음과 반전):

추락하는 와중에 손에 쥔 집착(억만금, 태산)을 버리자, 오히려 비눗방울처럼 가벼워지는 역설적인 평온을 느낍니다.

 

3(파국 직전의 공포):

다시 바닥(사막, 자갈밭)이 다가오며 소멸의 공포를 느낍니다.

 

4(구원과 순환):

마침내 부서져 죽는 줄 알았는데, (어머니 같은 대지)이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줍니다.

이제 나라는 '존재'는 사라지고 대자연의 '흐름'만 남았으며,

이 비는 다시 증발해 하늘로 가고, 또다시 비로 내릴 것입니다.

 

본명 / 출생 본명 백형권 / 1955년 경상북도 영천 출생

등단 1984, 민중시 전문지 만인지옥선등을 발표하며 등단

작품 세계의 변화 초기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노동시인'으로,

노동 현장의 소외와 모순을 강렬하게 고발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인간의 오만과 문명을 성찰하고,

생명과 자연의 본질을 탐구하는 '생태주의적·철학적 시선'으로 깊어졌습니다.

(질문하신 시 ''는 이러한 후기 철학이 잘 드러난 작품입니다.)

주요 시집 만인보, 동트는 미포만, 길은 광야의 것이다,

인간의 시간, 길 위의 시간, 그 모든 가장자리

수상 경력 만해문학상(1989), 아름다운 작가상(2007), 오장환문학상(2009),

임화문학예술상(2012), 신동엽문학상 등 국내 유수의 문학상 수상

 

백무산 시인은 거친 노동의 현장에서 시작해

삶의 가장 깊은 본질을 꿰뚫어 보는 대가로 거듭난 시인입니다.

이 시 역시 인생의 모진 풍파(추락)를 겪어본 사람만이 낼 수 있는

깊은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어려운 시라는 묵직함을 오히려 '웅장하고 극적인 드라마'로 바꾸어 표현하신다면,

대회에서 청중과 심사위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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